오래전 이야기 입니다.
울산큰애기가 다녀간 방어진 바닷가,
바닷가엔 갈매기 무리떼가 우르르 몰려다니고,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마스크를 쓰고 사라집니다.
고래와 등대가 상존하는 방어진에는,
오래된 기억 속에 울산큰애기가 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흙먼지 속에 날아간 망각의 시간들을 줏으러 왔습니다.
이미 화석 처럼 굳어버린 기억 처럼,
방어진은 그 처럼 세월 속에 남아있습니다.
등대를 사랑했던 사람과,
아무것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던 울산큰애기의 노래가,
어둔 밤 한 줄기 빛으로 퍼지는 등대라도 좋아라.
이젠 돌아오는 길조차 까먹었습니다.
그 날의 시간들이 돌이 되어 굳어버렸습니다.
답이 없어도 물을 수 밖에 없는 물음들을,
텅 빈 내 마음 속에 남겨두고 방어진을 떠납니다.
<방어진>
제천단체펜션 갈잎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