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억의 저 편, 부산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다. 오랬만에 낙동가하굿둑에 섰다.
낙동강 하구에 있는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았다.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
내가 내가 아니듯이.
떠다니는 뿌리, 그 생경함 까지.
이미 도시는 파괴되었다. 나와 마찬가지로.
추억은 그림자 처럼.
허공에 껍질로 굳어가는 물고기 처럼.
나는 모노 드라마의 주인공 이었다. 인생이란.
어디든 지상의 의자는 없었다.
수척해진 몸으로 시간을 지났을 뿐이다.
낙동강하굿둑에 해가 지고 있었다.
가슴으로 울어보았던가.
갈매기도 울지 않는 텅 빈 하늘가.
부산에서 부산 가는 길을 물어본다.
지금은 물고기떼가 상류를 오르는 들물의 때.
<부산현대미술관>
제천독채펜션 갈잎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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