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운길산 수종사에 가보았습니다. 부처를 보면 부처를 지우고 나를 보면 나를 지우라 하였던 것 같은데, 불이문을 지나면서도 둘이 아닌 것을 아직 알지 못했습니다. 수종사 가는 길의 언덕길을 오르면서 고행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산 중턱에 위치한 수종사의 고요한 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 아래 남한강의 굽이친 물결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대웅보전 입니다. 커다란 종의 울림이 산사에 번지면 멋질 것 같군요. 수종사는 세조때 지어진 절 입니다. 세조가 이곳을 지나다 기이한 소리를 듣고 왔다고 하네요. 오백 년 전 세조때 심었던 은행나무가 두 그루 있습니다. 연등이 봄 바람에 남실대며 흔들립니다. 아직 다 잡지 못한 상념은 저 아래 남한강으로 쓸려내려가는데, 미려한 마음은 붕 붕 벌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