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랬만에 찾은 방어진 입니다. 당신에게 하나의 선택만을 준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 선택을 받아들여야 하는 자신은 또 어떤 선택을 지워야하는 것일까요. 예전 선택의 길목에서 찾았던 방어진 입니다. 소리체험관이 바닷가에 있습니다. 고래의 암각화 모형과 등대의 모습이 보입니다. 지금은 그 선택을 후회하지도 그렇지 않지도 않습니다. 물가에서 고동을 잡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해안을 지나는 무명의 사람들도 지나갑니다. 한낮의 겨울 태양이 잔인하게 방어진에 내리쬐고 있습니다. 그 선택이 잔인함을 익히 알았으니까, 후회하지 않는 것 입니다. 어차피 어느 한 편을 선택해도 마찬가지였을 것 입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추친 선택을 보았다면, 저 큰 대왕암 처럼, 가루가 되어 날라가 버린 억겁의 세월 같은 질마재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