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잠시 살아본 것은 내겐 행운이었을까. 구덕운동장이 보이는 길 옆 골목에서 여러 달 살아보았다. 남으로 창이 난 자취방엔 먼 바다의 내음과 미력한 갈매기 울음 소리가 해풍에 실려왔다.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전철은 부산 생활에서 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것 보다 편했다. 송정역에서 을숙도세레나데 까지. 갖가지 생선이 나와있는 어물전과 시끄러운 시장 바닥의 소음이 부산을 부산답게 보여지게 한다. 갈매기들이 난간에 앉아 오후를 즐기고 있다. 저 편 도시의 풍경이 바다와 어울린다. 윤용하의 노래시비가 있다. 자갈치 아지매의 동상도 보인다. 아! 윤용하. 부산은 어딜가나 고양이가 떠돌아다닌다. 어디서나 낚시를 즐기는 도시의 꾼들을 볼 수 있다. 부산의 밤거리는 또 하나의 무대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닌다...